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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5.07 초보자 위한 용산가이드


초보자들을 위한 용산가이드 1

오늘도 게임 거래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돈 없는 게이머들의 메카라고 불리우는 성지인 국전에는 사람이 넘쳐나는구나..... 허나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 국전까지 가지도 못하고 시세마저 모르는 터라, 스스로 붕어가 되어 장터에 드리워진 낚시대에 걸려 오히려 국전에 가는 차비보다 더 많은 돈을 날려먹는 유저들은 계속해서 생겨나는도다.
이에 분개한 일부 유저들이 게이머들의 모래지옥이라는 뱀골의 두꺼비던전으로 향하건만, 또다시 그곳의 악마들인 용팔이들의 `이빨까기`와 가격 `후려치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쓰린 속을 달래며 눈물을 삼키고 돌아서는 일만 허다하구나.
이에 분개한 오등은 헐벗고 굶주린 게이머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구원의 빛을 내릴지니, 이 글이 거래만 하면 붕어가 되어 미끼를 덥썩 물어버리는 초보 유저들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는 주문이 되었으면 한다.

1.용팔이란 무엇인가?

왜 이들은 그렇게 하나라도 더 팔려고 하고, 또 사기에 가까운 상술로 소비자들을 우롱하는가? 그 이유는 바로 판매에 따른 이익배분 구조에서 찾을수 있다.
보통 제품 하나를 판매해서 남게되는 마진의 20-30% 가 이들의 수입으로 배분이 된다. 예를 들어 플스2 하나를 팔아서 5만원을 남겼다면, 그중 1만원에서 1만 5천원 정도가 이들의 순수입이 된다는 소리다.
이들의 월보수는 기본급+성과급(바로 위에서 예를 든 판매마진)으로 구성되는데, 기본급은 사실상 턱없이 적고, 거의 성과급으로 자신의 보수가 결정이 되므로 가능한한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들 세계에서도 유능한 판매사원에 대한 스카웃이 있단다. 그 바닥에서 판매경력이 높고, 판매력이 좋을수록, 자신의 몸값을 높혀 다른 가게로 옮겨 갈 수 있고, 또한 판매이익금 역시 늘어난다.(최고 50%까지..)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직접 물건을 일본 현지에서 수입하거나 밀수하는데도 투입이 되는 중책도 맡게 되는데... 요즘은 밀수가 많이 죽어서 이 기술은 고급 용팔이라면 요즘에는 피한다.
또한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수입선이 확보가 되면, 아예 자신의 가게를 차려 독립을하기도 하는데, 그 바닥에서 뼈를 묻겠다 하는 애들의 최대의 목표는 바로 이 독립에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한가지 궁금점이 있을 것이다. 어째서 용팔이들은 신용장사를 안하는가? 그건 바로 단골을 만들기 힘들기 때문이고, 또한 알바들에게 있어서는 그 신용이전에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성과급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전자제품 밀집 상가에서 단골이 형성된다는 건 업자간 거래가 아닌 이상 힘들다. 하루에도 수백개의 상점이 문을 닫거나 새로 생기고, 단골은 커녕 한번 왔다 간 사람이 다시 오는 일이 10% 안팎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팔이들중 그 일, 혹은 그와 관련된 일을 평생의 업으로 하겠다고 생각하는 우직한 놈도 거의 없다는 것 역시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즉, 이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 물건을 사러 온 소비자가 자신의 수입을 늘려주는 최고의 단골이며, 따라서 그에게 최선을 다하여 판매를 행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자 과제가 되는 것이다.
이제 아시겠는가? 용팔이가 무엇이고 어째서 뱀골이 죽음의 던전이 되었는가를? 이제 그곳에 사는 악마들의 기본정보를 습득했으니 매장을 향해 나가보자.

2. 그들의 기술은 무엇이 있는가?

용팔이들의 기술은 크게 기본기, 응용기, 필살기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건 한때 용산에서 성행했던 워크맨 부문에서 대부분 제창되었던 것이며 이것이 용산의 두꺼비로 흘러들어 드디어 용산 게임시장에도 워크맨 매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상의 기술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그나마 낫던 게임시장도 완전 맛이 간 것이고 말이다.
한창 때에는 일부 두꺼비 매장에서 워크맨 부문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을 스카우트한 뒤, 그 차익을 빼먹는데 엄청난 성과를 세우기도 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말하지만 워크맨 부문에서 일하던 놈들의 특징은 별 것도 아닌 말은 정말 멋지고 환상적이게 말한다는 거다. 그래서 시세를 알고 가도 당하는 수가 종종있다. 예를 들어 그냥 어떤 워크맨이든 다 되는 스테레오 기능을 말하는데..."이건 슈퍼 써라운드 ~~와트 출력에(일반 라디오급이면 되는 것을 마치 이것만이 세계 최초로 이런 성능을 가진 듯 말한다.)!@#%@@#$기능에 !#%!#$!#%한 겁니다. 아까 보신 제품이랑은 격이 틀려요."라고 말해버리면 아무리 시세를 알고 가도 뭔가 대단함에 눈이 휘둥그래져 바가지를 쓰고 물건을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거다. 그러니 게임기 매장에서도 말 잘하고 길게하고 많이 하는 놈들한테는 물건을 사지 말아라. 이런 무시의 기술만 습득해도 어느정도 던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용팔이들의 기술 설명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 기본기 -

1) 바가지

용팔이들의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기술이다. 이것마저 간파하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용산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을 하지 말아라.

- 주요대상
* 제품의 기능과 가격대를 잘 모르는, 30대 이상의 성인층 (양복입은 사람 완벽한 먹잇감!)
* 제품의 기능보다는 디자인이나 색상을 중시하는 여성층 (이런 종류에게는 `한정판`바가지나 특이품 바가지를 많이 씌운다. 조심들해라.)
* 협박및 회유가 비교적 쉬운 미성년자 (학생들은 얼결에도 아무말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차라리 대본이라도 써가지고 외운 다음에 가라. 아무말 못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 방 법
* 초기 가격을 턱없이 높게 부른후, 소비자의 반응을 적절히 살피면서 매우 고민하는척하며, 적당히 깎아준다. 이 때 비교하는 가격대는,백화점의 판매가를 기준으로 자신의 가격이 매우 싼 것임을 강조.
*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백화점 카다록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므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믿게 되고 거기서 1-2만원 더 빼주면 무지하게 감동을 함.
* 어느 선까지 가격이 다운되면, 더이상은 안된다며 버틴다.(여기서 중수들은 넘어가버린다. 이게 마치 하한가인 듯 하지만 이 밑으로도 안판다면 미련없이 돌아서라. 이것이 바로 후에 설명할 용팔이들의 필살기, 튕기기다.)

- 사 례 :
예를 들어, 원가 8만원짜리를 20만원으로 부른후, 5천원 단위로 조금씩 내리고, 최하18만 5천원 정도가 되면 그 선에서 구매를 유도.

2) 구제품, 중고품 판매
- 덤핑된 물건이나 거의 새것과 같은 중고, 아니면 중고를 새걸로 바꿔버려(소프트의 경우는 플스의 씰까지 복사하는 걸 봤다. 무서운 놈들...) 판매.

- 주요대상 : 1)항과 유사하지만 덤핑 정보나 물건 확인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물건은 항상 주인이 보는 앞에서 개봉해 확인해라. 문만 나가서 개봉해도 주인과 당신은 이미 모르는 사이다.

- 방 법 : * 최신제품, 혹은 인기 소프트라고 우긴후,각종 요상한 단어들(알고 보면 당연한 얘기들)로 기기의 우수성을 강조.(보았는가, 이것이 워크맨 부문에서 흘러들어온 기술이다.)

-사 례 : "이 소프트가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서어쩌구$@#%#%궁시렁~ 이게 일본에서는 100만장 이상 나간 거라 구하기도 힘들구 저쩌구!@#$%!#@$씨부렁~
(한때는 eoe를 zoe의 후속작이라고 이빨까서 내 친구에게 팔아먹은 용팔이도 있었다. 친구놈은 속은줄도 모르고 해보고 난 뒤에 전작이랑 너무 달라졌다고... 불쌍한놈.)

3) 부품 빼서 따로 팔기, 혹은 비품으로 대체하기.

- 주요대상 : 1)항의 대상들
가격대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온, 나름대로(?) 똑똑한 소비자.

- 방 법 : *패드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고 우김(그나마 요즘은 많이 없어졌다.)
*기본으로 들어가는 패드는 잘 고장이 나서,1만원 정도 더 부담해서 이걸로 가져가는 것이 나중에 편할 것이라고 회유(똑같은 패드가 콘솔에 있는 것만 고장난다고 함. 이것도 위엣것과 같이 많이 줄었다.)
*요즘은 그나마 콘솔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라도 아는 사람이 있어서 한창때 PS1을 팔아치우면서 박스도 없는 걸 본체만 콘솔가격을 팔고 패드는 따로 사라는 정말 황당한 경우는 많이 사라졌음.

4) 동정&연민에 호소
- 주요대상 : 1)항의 대상들
비교적 맘 좋아 보이는 젊은이들

- 방 법 : * 손님한테 1시간이나 설명하고 투자했는데...
* 첫손님인데 그냥 가시면...
* 일한지 3일째인데, 아직 한대도 못 팔았다..등등
* 심한 경우 다른 종업원들과 떼지어 둘러싸고 공포분위기 조성

5) 다른 제품 권유

- 주요대상 :
모델명을 정확히 알고 왔으나, 그 이외의 정보는 잘 모르는 소비자.

- 방 법 :*어떻게 그런 모델을 사려고 하느냐는 식으로 은근히 자존심을 건듬
*정 그걸 사겠다면 주겠지만, 자기 원망하지 말라고 비아냥거림

- 사 례 : "아저씨..50005번 얼마예요?"
"20만원이요..근데 그거 왜 사세요? 그거 안좋다고 소문나서 우리도 물건 안 갔다놔요. 정 사시겠다면, 지금 구해 드릴께요...근데 나중에 저 원망하지 마세요..
그리고..어차피 안 팔리는 물건이니..18만원만 주세요.."
"어 그래요? 그거 진짜 안 좋아요?"
"그거 사실 단골손님들한테 절대 안 권해요. 차라리 그 가격에 30005번 쓰세요. 이게 50005번은 중국에서 만든거라 불량이 많고 어쩌구~~#$%!인데 30005번까지가 일본에서 만든거라 불량도 없고저쩌구~~@%!@#$해서 아직도 50005번보다 돈 더 주고 30005번 사는 사람 많아요." 혹은 50005번과 일판을 바꿔 말하기도 한다.

- 응용기 -

1) 찍기
- 용팔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판매기술로 통하는 일명 찍기!!~
이 말 역시 언제 누가 먼저 썼는지 알길은 없다.
찍기란?
쉽게 말해서, 팔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구매자)에게 턱없이 낮은 가격을 불러 손님의 심리상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고도의 상술을 말한다.
루리웹 유저 가격정보에도 종종 `처음에 싸게 불른데 다시 가니까 가격이 올라이써써여~`라는 글이 올라오는데 그게 바로 그들이 용팔이들의 필살기인 찍기에 당했던 것이다. 그럼 다시 찍기에 대해서 좀 더 말해 보도록 하자.
팔려는 의도가 없다? 이게 좀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잘 생각해보면 말이된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렇다.
전자제품 밀집 상가에서 특정제품의 가격은 어느 정도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 국전도 가격이 거기서 거기인 것을 보면 싸기도 하지만 가게들간의 암묵적인 담합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이것은 국전도 나쁘다면 나쁜 거다.)
들여오는 가격대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이 제품은 최하 얼마 이하로는 절대로 팔지 말자는 약속이 상인들 사이에 되어 있는 것이란 말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구매자의 구매태도, 대금결제일, 그날의 판매상황등) 이런 약속이 깨어지고 정말로 1-2만원 남기고 어쩔수 없이 싸게 물건을 팔때도 있지만(이런 경우 얘들끼리 말로 똥박 썼다라고 한다.), 거의 대부분은 상가 내에 일정한 가격대가 정해져 그 선을 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계약이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찍기의 대상이 되는 소비자는, 구매하려는 모델을 정확하게 물으면서, 가격대까지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온 중급(?)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데,용팔이들은 소비자가 특정 제품에 대해 문의하는 말 몇마디만 딱 들어도, 이 사람이 여기서 물건을 살 것인지, 가격대만 알아보고 갈 것인지를 대충 짐작할 정도로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이런 소비자들을 상대로 찍기를 행하는 것이다.
어떻게 파악을 하느냐면, 구매자(중급 고수들)중에는,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고 그저 물건만을 유심히 보면서 몇바퀴 도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이 찾는 모델이 있고, 어느 정도 흥정이 가능하겠다 싶은 가게를 보았을 때, 비로소 스스로 먼저 가서 ~~ 얼마예요? 라고 묻는다.(아마 이런 중급 고수들은 자기가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해서 더욱 더 찍기에 잘 당하는 것 같다.)
그 때, 용팔이들은 턱없이 낮은 가격을 불러 버리고, 구매자는 잠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어 너무 싼데...내가 가격을 잘못 파악했나?
여기서 이렇게 싸면 다른 곳은 혹시 더 쌀지도 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심리가 생기기 때문에, 일단 그 가게에서 바로 사는 것을 순간 꺼리게 되는 게 인지상정.
그리고는 다른 곳을 좀 더 알아보겠다고 한 뒤, 다른 몇군데를 더 돌게 되는데....
다른 몇군데를 더 돌면..... 결과는..그렇다. 절대 그 가격에 살 수가 없는거다.
당연히 처음 물었던 그 곳으로 가서 그 물건을 달라고 할수 밖에 없게 되는데, 이 때 이들의 태도는 처음 왔을 때와는 전혀 달라진다.

그 유형은 대략 두 가지가 존재한다.
A) "손님에게는 기분나빠서 안 팔아요. 저는 손님 믿고 정말 최저가 불렀는데, 손님은 저 못 믿고 다른데 가셨잖아요. 저도 사람이고 자존심 있어요. 안 팔아요. 다른데 가서 사세요."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게 된다.
오히려 용팔이한테 사정하게 되는 웃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른 곳과 가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결국 사정해서 물건을 사기로 하면, 기초기술중 하나인 부품 따로 팔기를 적용하여 용팔이가 의도한 가격대 근처에서 팔아 버린다.
그래도 다른 곳보다는 싼 가격이니 소비자는 안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미 기선을 용팔이에게 빼았겼기 때문에, 물건의 상태를 꼼꼼히 따져볼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가 무서운 기술이지 않은가?)
물건은? 당연히 중고를 포장한 것일 경우가 크다.

B) "결국 제가 여기로 오신다고 했잖아요. 갔다 드릴께요."
어딘가로 헐레벌떡 갔다 온 후, 말이 바뀌게 된다.
"이거 어쩌죠? 지금 엔가가 올라서 그 물건 그 가격에는 못 드리구요......
얼마까지 드릴께요.(물론 다른 곳보다는 조금 싼 가격.)
그래도 소비자는 살수 밖에 없다.
더 이상 돌아봤자 이 가격으로는 못 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여기서 이런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만약 처음 물어본 가게에서 애초에 부른 가격에 덜컥 사겠다고 하면 용팔이들은
어떻게 하는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B)유형의 태도를 취하거나, 그냥 그 가격에 준다. 그럼 밑지지 않느냐?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없다. 아무리 찍기라도 원가 혹은 그 이하로 부르는 는 절대로 없다. (물론 이런 경우, 걔들 입장에서는 똥박 쓰는 것이지만, 대신 그 보상은 다른 손님에게 바가지로 충당하게 된다.) 또 정말 믿지 못할 가격을 불렀다면 당연히 그건 중고를 포장한 거다. 그럴 경우에는 주인이 보는 앞에서 직접 확인해라. 그리고 확인 전에는 돈 주지 말아라. 아까도 말했다시피 가게 문만 나서면 당신과 주인은 만난 적이 없는 사이가 된다.

- 필살기 -

용팔이들이 구매자의 내공(?)을 보는 눈은 의외로 정확하고 날카롭다.
이들은 구매자가 어떤 사람인가를 매우 빠른 순간에 판단하고, 그에게 걸맞는 가격대를 제시한다. 즉 사람마다 이들이 부르는 가격이 모두 달라진다는 것이다.
결국 대형 전자상가를 좀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끊임없는 심리전이 뜨겁게 펼쳐지는 거대한 장이라고 보아도 좋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승률은 7대 3정도로 용팔이가 우세하다만, 초보나 중급 고수들은 당해도 자기들이 당한 줄 모르고 이익을 남기고 왔다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용팔이와의 싸움에서 남는 장사 하는 건 업자나 초고수인 경우, 알바 프락치가 없는 경우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글에서는 각각의 판매술을 따로따로 열거했지만, 사실 현장에서 특정한 판매술 하나만 구사하는 경우는 없다. 그리고 그것들이 두세개가 얽혀서 이른바 용팔이들의 복합 필살기가 되는 것이다.
이들은 늘, 새로운 판매전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앞글에서 소개했던 기초기술과 응용기술을 적절히 혼합하여 소비자를 공략한다. 시세를 알고 가는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과반수 이상은 기초적인 몇가지 기술만 적절히 구사해도 대부분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최대한 소비자의 눈과 귀를 현혹하여 자신이 원하는 판매가격 대에서 물건을 팔아 이익을 실현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이들의 한마디 에도 수많은 판매술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2부는 거래를 하는 도중의 물건의 확인과 사후 처리에 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호응이 좋다면 계속 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넘어가련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
이상!

초보자들을 위한 용산가이드 1 -외전

그나마 아는 사람에게 들은 몇가지 경험담이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었다니 필자역시 기쁘기만 하다. 헌데 필자의 위에 어떤 여성 유저가 구매에 관한 질문을 올린 글에는 비할바가 아니였었다. 앞으로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으려면 필자도 여자라고 사기 좀 치고 다녀야 할 듯 싶다.
그럼 1부 외전을 시작하기 이전에 1부에 대한 A/S부터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이외에도 쪽지로 너댓분 정도가 격려, 또는 문의의 메일을 보내주셨다. 이에 대해 모조리 대답해 드리고 본격적으로 1부에서 하지 못했던 용팔이들의 남겨진 필살기들과, 간단한 용팔이들의 판매 상황극을 몇가지 적어보겠다.

1) 부럽다. 그렇게 잘 아니 항상 남기고 들아올 것 아닌가?

결코 그렇지 못하다. 용팔이들의 수작은 나도 어느정도 파악을 하고 있어도 정작 그렇게 남기고 사는 일은 거의 없다. 전번 글에서도 말했듯이 용팔이들은 눈썰미가 보통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내공을 꿰뚫어본다. 그래서 왠만큼 용산에서 굴러먹던 놈(고수급 이상)들은 일명 필살기인 `째기`로 모두다 패스시킨다. 또 아무리 고수라도 3:3:4의 비율로 비싸게 사고, 싸게 사고, 제값에 산다. 전직 용팔이었던 내 지인의 조언을 빌리자면 용산에서 너무 싸게 사는 건 뭔가 뒤가 구리다는 뜻이라고 한다.

2) 용산도 단골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그렇다. 조금 나아지기는 한다. 남한테 만원 후려칠 거 단골한테는 한 7천원만 후려친다. 용산에 개인 고객이 단골이라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그런 식의 전자제품 밀집상가는 대부분 업자간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게 더 남는 장사라, 개인단골은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다.(이런 면에서 국전은 조금 특이한 형태다. 용산과 비슷한 구조이면서 소매를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국전은 단골과 이미지 관리에 상당히 투자하게 된다. 그래서 `친절`을 모티브로 삼는 매장들이 몇 있는데... 친절하기만 하다고 용팔이 기술로 파는 게 용납되는 게 아니다. 가게 상호는 대지 않겠지만 그렇게 장사하지 말아라... 국전의 어느 매장이여.) 또 게임같은 경우야 단골이 잡힐 지 모르지만 전에 말했다시피 워크맨 같은 AV기기 매장들의 경우에는 한번 오면 다시 오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니 그쪽은 개인 단골도 아예 없는 셈이다. 전번에 글에서 언급했듯이 용팔이들의 모든 기술들의 총 본산은 AV기기 매장들이라고 한 이유도, 바로 AV기기 매장의 이런 점 때문이다. 개인 단골은커녕 한번 사가면 몇년은 쓰는 특성에 한번 온 사람은 다시 올일이 거의 없고, 급변하는 시장에서 혹여라도 한물간 재고가 쌓이게 된다면? 바로 그때 용팔이들의 화려한 기술들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1부 외전

- 용팔이들의 필살기 -

1) 튕기기

이 기술은 대부분 바가지와 연계기로 사용하게 되며 이 이후에도 후속 연계기가 따라오게 된다. 범위는 바가지에 적용되는 주요 대상들과 겹치며, 일명 중급 고수라고 불리우는 이른바 가격을 조금 알고 가는 학생층들까지도 쉽게 당하는 기술이다.

- 주요대상
* 바가지 기술의 주요 대상 소비자.
* 루리웹 같은 커뮤니티 조금 돌아다니고 `시세`라는 것을 어설프게 알아오는 일명 `중급 고수`들이자 자칭 고수 소비자.

- 방법
* 초기 가격을 턱없이 높게 부른후, 소비자의 반응을 적절히 살피면서 매우 고민하는척하며, 적당히 깎아준다. 이 때 비교하는 가격대는,백화점의 판매가를 기준으로 자신의 가격이 매우 싼 것임을 강조.
*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백화점 카다록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므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믿게 되고 거기서 1-2만원 더 빼주면 무지하게 감동을 함.
* 어느 선까지 가격이 다운되면, 더이상은 안된다며 버틴다. -여기부터 바가지 기술에서 튕기기 기술로 연계.
* 구매자가 좀 더 에누리를 요구해도 이 가격은 절대로 마진이 남지 않는다며, 다시금 백화점 카다록을 상기시키면서 끝까지 버티면, 구매자들은 그것이 하한가인 줄 알고 할 수 없이 구입하게 됨.(여기서 구매자들이 돌아서도 점원은 결코 붙잡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에는 이미 다른 매장도 동일가에 판매한다는 암묵적인 계약이 이루어진 상태다. 아마 다른 매장을 둘러봐도 똑같을 것이다.)

사례:
"어서오세요, 손님. 뭐 찾으시는 물건 있으세요?"
"아, 예.. 플스2 좀 알아보려구...."
"아... 플스2요? 24만원이에요.
"네? 생각보다 좀 비싸네요..."
"손님, 모르시구 하는 말씀인데 여기 이거 보세요. 이게 롯데백화점에서 이번에 나온 플스2 파는 카다록인데요, 여기서는 기본셋만 해서 26만원에 팔거든요? 그런데 오늘 손님 첫손님이니까 제가 특별히 24만원에 드리는 거에요."
"제가 그정도 돈이 안되서..."
"얼마 가지고 오셨는데요?"
"22만원이요...."
"후... 이러면 안되는데... 이거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마세요. 제가 손님한테 오늘 특별히 22만원에 그냥 드릴게요."
"저... 차비가 없어서 그런데 만원만 더 깎아 주시면 안될까요?"
"하하하(웃으면서), 손님, 용산 어느 매장을 돌아다녀도 이만한 가격에 파는 매장 없어요. 저희가 도매가로 들여와서 손님한테 22만원에 팔면서 만원 마진 남기는 건데 그럼 못넘기지요."
"네... 그럼 그냥 22만원에 주세요."
"대신 제가 특별히 손님께는 일본판 30005번으로 드릴게요."
"네? 이번 신형이 50005번 아닌가요?"
"손님 그거 사시게요? 그거 안좋다고 소문나서 우리는 물건 안 갔다놨는데.... 정 사시겠다면, 지금 구해 드릴께요... 근데 나중에 저 원망하지 마세요."
"어, 그래요? 그거 진짜 안 좋아요?"
"그거 사실 단골손님들한테 절대 안 권해요. 손님이 앞으로 단골될 거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차라리 그 가격에 30005번 쓰세요. 이게 50005번은 중국에서 만든거라 불량이 많고 하자도 많아요. 그런데 30005번까지가 일본에서 만든거라 불량이 없어서 아직도 50005번보다 돈 더 주고 30005번 사는 사람 많아요. 그 중에서도 일판은 렌즈 단가가 더 높은 거라서 엄청 귀한 물건이에요."
"아.... 그렇군요."
"아, 그리고 패드는 제품 안에 들어있는 거 보다 이게 훨씬 더 좋거든요? 어차피 저건 고장도 자주 나니까, 만원 더 들여서 새거로 사세요."
"네? 네...."

보았는가? 기술이 몇개가 들어갔는지...?
바가지, 튕기기, 구제품 팔기, 부품 따로팔기.... 무려 네가지나 들어갔다. 이것이 바로 필살기다. 필살기 자체는 그리 큰 타격을 입히지 못하지만 필살기가 모두를 이어주는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 몇가지의 기술을 한번에 걸 수 있는 것이다.

2) 째기

- 주요대상
* 적어도 크게 남기고 팔 수 없는 수준의 정보와 기술을 갖춘 구매자. 일명 고수.

- 방법
* 일단 용팔이 스스로가 똥박을 쓸 거 같다는 낌새를 가진 고수가 들어오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아예 거래 자체가 성립될 수 없게 만든다.

사례:
"킹덤하츠 중고 있어요?"
"아, 손님 죄송한데 그건 물량이 없네요."
"저건 뭐에요? 있잖아요?"
"저건 예약 받아놓은 거라서요, 팔기가 그렇네요."
"그럼 파이널 판타지나 디스가이아 새거는요?"
"죄송합니다, 손님. 오늘 물건들이 아직 안들어와서... 한 네시간은 기다리셔야 될텐데..."

이런 경우 왜 이런 식으로 판매거부를 하느냐면, 고수들한테 팔아서 똥박쓴 돈을 다른 구매자한테 바가지로 충당하느니, 안파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째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 째기는 그 매장과 공조체제로 돌아가는 근처 매장에서도 전파되기 때문에, 가끔 고수들은 물건들이 버젓이 있는 것을 보고도 손도 못대보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참고삼아 말하지만 이 기술도 워크맨 부문, 즉 AV계열에서 나온 필살기 중 하나다. AV계열이 워낙 악명을 많이 떨치다보니, 구매자들 역시 그 부문에서 고수들이 많이 배출되어서, 이를 다시 저지하려고 용팔이들이 개발해낸 상술이다.)


3) 후리기

이 기술은 찍기와 비슷하다. 단지 찍기와 다른 점은 찍기는 일단 후일을 기약하도록 만들어 놓은 반면에 후리기는 초반에 선제 공격으로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후리기는 기술 걸기도 쉽고 걸리면 찍기와는 달리 거의 바가지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쓰인다. 하지만 중고수급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대개 중고수들에게 어설프게 배워 그대로 따라하려는 사람들에게 자주 걸린다.

- 주요대상
* 가격정보나 제품의 특징만 조사해서 오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학생 소비자.
* 갈등을 많이 하거나 귀가 얇고 겁을 잘먹는 여성 소비자.
* 가격 정보를 몰라 일단 둘러보고 시작하려는 20대 중반 30대 초반의 중견 소비자.

- 방법
* 일단 처음부터 살 눈치가 없이 가격만 묻고 다니려는 소비자가, 처음으로 자신의 가게에 들어온 경우, 바가지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가격을 부른다.
* 구매자가 별 생각 없이 다른 곳도 알아보려고 나가려고 하면, 다시 올 필요가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용산 내 상가의 시세라는 것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 해주면서 지금 바로 구매할 것을 권유.

사례:
"어서오세요, 손님."
"플스2 가격이 얼마에요?"
"23만원 이에요."
"아...예.. 그럼 다른 데도 좀 알아보고..."
"손님, 저희가 손님 믿고 최저가 부른 거거든요. 그런데 다른데 알아보러 가신다고 하면 저도 사람이고 장사하는데 기분 나쁘지요. 정 그러시고 싶으시다면 그냥 다른 매장 가셔서 그 가격에 사세요. 손님 한분 그냥 다른 매장에 놓쳤다고 생각할게요."
"그런데 제 친구가 20만원에 샀다던데요..."
"모르시는 말씀인데요, 여기 용산에서 그렇게 파는 매장 없어요. 도매가로 띠어와서 2만원씩 남기는 건데 거기다 가게 월세 떼고나면 남는것도 없어요. 다른데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 24만원 이상씩 불러요. 그것도 백화점 가격보다 2만원 이상씩 싼거라 다른 손님들은 그냥 군말없이 사가시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오늘 손님이 첫손님이라 제가 큰맘먹고 마진에서 빠지는 만원 제가 메꾸려고 그 가격 부른 거에요. 그래도 못믿으시겠으면 그냥 다른 매장 가서 사세요. 다시 오지 마시구요."
"아니, 뭐 그렇다면야.... 에이, 그냥 주세요."

대강 이런 식으로 구매가 가결이 되면 여기서 또 연계기로 1)항의 사례와 같이 다른 기술들이 들어간다. 그럼 다시 차익이 7~8만원 이상 껑충 뛰게 되는 것이다.

이것으로 필살기편을 마칠까 한다.
필살기나 기술 종류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지만 그걸 다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역부족인 관계로 다음 2부에서부터는 물건 거래시의 뒷처리나 확인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물론 전편과 같이 호응이 좋을 경우에만 말이다.
그럼 모두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란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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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심한 곳이 나진상가 1층 하핫...그담은 터미날, 전자랜드, 선인상가, 효머더라? 기억이 안나네요 ㅡㅡ; 선인상가는 지하도 옆이라서 손님 거의 안잡죠...어차피 돌아다녀보고 올때 갈때 구입하게되니깐...
   
 

Posted by Kelly Clar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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